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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 용 / 보 / 기
글작성자
 관리자 2007-06-21 11:32:44 | 조회 : 5994
제      목  팔레스타인의 눈물



팔레스타인에서 현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자카리아 등 9명의 작가가 쓴 11편의 산문을 수록하였다. 시리즈 <문학으로 읽는 아시아의 문제>는 전쟁, 기아, 재난 등에 처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현안을 인간에 대한 통합적이고 미학적인 기록물인 문학을 통해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6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분쟁은 20세기에서 21세기에 걸쳐 지구상 최대의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는 중동문제의 핵심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언론을 통해 이곳 상황을 접하고, 그래서 익히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상 자살폭탄의 횟수와 사상자의 수, 그리고 병원과 파괴된 도시의 이미지 앞에서만 서 있을 뿐이다. 실시간 중계되는 전쟁 속보는 마치 쇼처럼 전쟁의 실상에 접근하는 시각을 차단한다. 하다못해 넘치는 인터넷상의 정보들도 이스라엘이 퍼뜨린 자료만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이 지역 분쟁의 원인을 성경 구절에 나오는 고대 유대사로 소급해 기술하는 태도다.

이 책은 팔레스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전쟁과 분쟁의 특징은 늘 피해자들의 육성을 지우고 차단하게 마련이다. 이 책은 외국인으로서 취재나 접근이 어려운 팔레스타인 분쟁을 현장에서 겪고 있는 당사자들의 육성을 통해서 진실에 접근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시대의 고난에 대한 가장 예민한 증언자들로서 팔레스타인 작가들이 몸소 체험한 기록들은 독자들에게 팔레스타인과 아랍 세계에 대한 정서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줄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소설가 오수연 씨와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모함마드 씨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오수연 소설가는 2003년 이라크전이 한창인 때 파견작가 겸 국제반전평화팀 일원으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를 다녀왔다. 자카리아 모함마드는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지만 서방세계에 꽤 알려진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2003년 당시 오수연 씨와의 짧은 만남이 인연이 되어 두 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하였고, 여러 지면에 시와 산문을 투고하는 등 한국에 팔레스타인을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산문집 역시 자카리아 시인이 현지에서 동료 작가들을 독려하며 집필 작업을 진행했고, 한편으로 과거에 기록된 산문 중 빼어난 글을 모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팔레스타인 문화와 정서를 체험한 오수연 소설가는 탁월한 필력과 문제의식으로 이들 산문을 꼼꼼하게 번역하여 이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또한 중동사(中東史)를 전공한 한국외국어대 홍미정 교수가 전문 지식과 객관적 시각으로 팔레스타인 분쟁사를 정리해 독서의 길잡이가 될 <팔레스타인의 이해를 위하여>라는 해설을 붙여 주었다. 팔레스타인 지역 현대사는 역사적 사건 서술의 배치에 따라서도 해석이 미묘하게 갈릴 만큼 복잡한 역학관계에 놓여 있다. 예를 들어 1차세계대전 중 영국은 이 지역에서 2년의 시차를 두고 아랍인들에게는 ‘맥마흔 서신’을 통해, 그리고 유대인들에게는 ‘밸푸어선언’을 통해 각각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측 정보들은 하나같이 ‘밸푸어선언’을 앞자리에 두는 역사 서술을 자행하여 마치 자신들이 먼저 팔레스타인지역에서 독립국을 인정받은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홍미정 교수의 해설은 그런 미세한 부분까지 바로잡아가며 집필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산문은 고난에 대한 정직하고 핍진한 기록인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언어로 구현해낸 문학의 성취로도 손색이 없다. 훌륭한 문학작품이 장르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듯이 이 책에 수록된 산문 편편이 시이고 소설이고 철학이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도 적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치열하게 성찰하고, 분노와 증오를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몸부림이 문장마다 고스란히 배어 있다. 때에 따라서는 유머러스한 풍자로 현실을 견디는 글들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보석처럼 박힌 팔레스타인 대지의 신화와 전설, 하물며 파괴된 마을의 선인장과 무덤가의 납카나무까지도 팔레스타인이 고난의 땅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임을 증언한다.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우리 독자들에게도 크나큰 위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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