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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전 2012-08-18 09:39:40 | 조회 : 2538
제      목  한 여름밤의 꿈
한 여름밤의 꿈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인류의 철학과 과학 역사에 극명하게 찬반을 불러 일으키며 영향을 준 세 사람이 있으니, 찰스 다윈(1809-1882)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 그리고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다. 찰스 다윈은 1859년 출간된 <종의 기원>을 통해 모든 생물들이 ‘의미 있게 창조되었으며 멸종하지 않는다는 믿음’(멸종할 동물을 창조한다는 것은 신의 섭리와 병립하기 힘들었다)을 흔들었으며,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900년에 출간한 <꿈의 해석>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는 믿음에 회의를 가져왔고(지금은 당연히 무의식이 존재하며 인간이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1921년 세상에 처음 알려진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당시까지 절대적으로 여겨졌던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을 흔들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무의식과 정신분석에 흥미를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졌었다. 19세기의 유물이었던 엄밀하고 정확한 과학은 추론의 명확한 증거를 요구하였으며 그 결과 세포병리학과 미생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모호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잘 보이지 않는 잠과 꿈에 대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20-21세기의 눈부신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그 이유는 잠과 꿈은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뇌의 뉴런(인간의 뇌에는 신경원세포인 뉴런이 약 1000억개가 있다)이 갖고 있는 다른 뉴런과의 접속(시냅스)은 5천~1만(인간의 뇌에는 약 100조 이상의 시냅스가 있다)에 이르러 상호 연관관계는 천문학적으로  많아진다. 그렇기에 아주 다양한 기억과 판단을 인간의 뇌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너무나 방대한 대뇌의 정보처리 시스템은 인간이 만드는 컴퓨터로도 따라 잡을 수 없는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가 되기에 감히 인간의 대뇌를 모방하는 가상 컴퓨터 실험 모델을 만들기가 힘들다. 그래서 영화에 보면 ‘인공 지능’으로 등장하는 컴퓨터의 크기가 거의 한 개의 거대한 빌딩에 해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나 다 경험하는 바와 같이 꿈에서 보이는 세상은 이상하고 기괴함으로 가득 차 있다. 꿈은 각성 상태의 뇌의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논리적이지 않고 장면의 연결성이 전혀 없이 이상한 상태의 얘기가 진행된다. 자세히 살펴 보면 꿈에서 보이는 사람과 경치는 대개 평소에 만나는 사람과 알고 있는 풍경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꿈에서 보이는 모습은 남녀 간에 같지 않다. 남자의 꿈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에는 남자의 모습이 훨씬 더 많이 나오지만 여자의 꿈에 보이는 사람들은 남녀 비슷한 비율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꿈의 내용도 달라진다. 서구의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우파이거나 극우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꿈에는 악몽이 많으며 아마도 자신이 느끼는 ‘현실세계의 위험이나 위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의 꿈에는 각성과 수면과 각성의 경계가 명확하고 입면이 빠른 면이 있었다. 반면에 좌파적 성향의 사람의 꿈에는 수면과 각성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연속된 스펙트럼 같은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평소 우파의 사고 방식에서 우리 편과 상대방의 경계가 분명하고 무언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세계관이 반영되는 면이 있으며, 좌파적 성향의 사람에서 보이는 우리와 남의 경계가 모호한 보편성의 세계관과 연관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꿈은 깨어 있을 때의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나고 평소 생각을 많이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꿈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에 대해 남자이건 여자든 간에 가해자로서 보다 피해자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꿈에서 느끼는 감정은 행복함보다 걱정과 분노와 슬픔이 더 많이 나타난다. 그것은 우리가 평소에 사고할 때 일이 잘못될 경우에 대한 대비에 더 많이 시간을 소비하고 신경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꿈에서도 나쁜 경우에 대한 것이 더 많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이제 꿈의 내용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고 꿈의 해석자체는 큰 의미를 상실하였다. 평소 마음가짐의 편린이 꿈에 나타나는 것이고 꿈은 원래 부정적인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모든 현상이 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一切唯心造). 보왕삼매론에 나오는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를 생각한다면 한 여름밤의 뒤숭숭한 꿈을 꾸었더라도 크게 괘념할 일은 아닌 것이다. 수면의학의 발달로 이제는 더 이상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과학적으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벌써 100년이상의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하고 의학이 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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