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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전 2011-07-24 22:11:15 | 조회 : 2181
제      목  “먹고사니즘”과 표현의 자유
새천년을 전후한 한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IMF 사태이다.
2001년 911 이후 미국이 그 전후의 역사가 달라졌듯이, 한국의 새천년 진입 직전에 일어난 IMF 사태는 1987년 이후 만들어진 소위 87체제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이후 일어난 한국 사회의 변화를 들자면, 38선과 사오정, 오륙도 등으로 말해지는 조기 은퇴와 의대, 치대, 약대 등 ‘면허’를 둘러싼 대학 진학의 이상 과열 현상과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빈부격차의 양극화 현상 등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 사회 전체가 ‘먹고 사는’ 문제 즉 생존의 문제에 함몰되어 전국가적으로 ‘서바이벌’게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중산층은 분열되고 하위 중산층은 ‘수급권자’나 ‘차상위 계층’으로 내몰리고 국부의 편재가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아마도 이러한 ‘먹고 사는’ 문제가 중심이 되어 ‘다시 한번 고도 성장의 시대가 온다면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2007년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역할을 하였다.
아무리 어지럽다해도  정신차려 보면 일의 선후와 풀어낼 단서가 보인다 하였다. 옛말에 이르기를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길이 있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단군 이래로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세대가 풀어내지 못할 문제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전제 조건만 갖춘다면... 그리고 속담(耳談續簒)에 이르기를 농부는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農夫餓死 枕厥種子)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인가? 바로 이 문제 관하여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도 걱정하는 바 인데, 바로 앞으로 20-30년후 한국을 먹여 살릴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적시해 내기가 쉽지 않다.
이미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하였다. 이제는 1960-1970년대처럼 “하면 된다”라는 무조건적인 노동력이나 자본 등 생산 요소의 투입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는 경제 구조 고도화에 진입한 상태이다. 이제는 선진국처럼 고부가가치를 통하여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보다 창의적인’ ‘무언가 새로운’(something new) 것을 통해서 돌파구를 열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국민의 권리로 말하는 ‘표현의 자유’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18조,21조,22조에 걸쳐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와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으로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더욱 분명하게 수정 헌법 제1조(1791년)에 언론 출판의 자유에 대해 언급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어떤 법도 제정할 수 없음을 못박아 두었다. 미국이 영국의 대서양 연안 식민지에서 오늘날의 세계 제1의 패권국이 된 것이 우연이 아니고 헌법에 분명히 적시한 ‘표현의 자유’에 기인한 바가 적지 않았다. 세계 패권을 노렸던 많은 나라들이 있었지만 그 어느 나라도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일사불란하게 국론통일을 이루었던 독일의 제3제국(나찌)나 군부파시즘으로 흐른 대일본제국 그리고 소련의 경우, 표현의 자유가 극심하게 제약되었으며 결국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미국의 국가 역량에 미치지 못하여 패배하였다.
표현의 자유는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도 80-90%의 사람들에게는 살아가는데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먹고사니즘’을 생각한다면 먹고 살기도 바쁜 판에 무슨 표현의 자유 같은 케케묵은 소리냐고 할지 모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하고 남보다 더 앞서 나가려는 선진국에는 표현의 자유처럼 고부가가치를 가져오는 것이 없다. 무언가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은 당연히 이전에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은 항상 어색하고 어정쩡하게 보이고 어떤 경우는 구역질 나기도 한다. 특히 미술사에서 인상파나 입체파 등이 새로 나타났을 때 결코 여론의 환영을 받았던 것이 아니고 성토의 대상이었다. 가까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미니스커트가 처음 나타났을 때 ‘말세’라는 한탄의 소리까지 들렸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감히 인상파, 입체파의 예술적 위업에 시비붙는가!
표현의 자유가 없이는 못 사는 소수의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표현의 자유는 비타민과 같은 생명의 필수요소이기에 더욱 소중한 자유이다. 문화예술가와 창작을 통해 자기 개발과 꿈을 이루어 나가는 사람들에게 표현의 자유는 더욱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과 아이디어의 실현을 통해 한국은 미래의 고부가가치를 창조해 나간다. 불과 1%의 창의적인 인재들을 통해 99%의 나머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는 ‘먹고사니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전혀 동떨어진 것 같지만 ‘먹고사니즘’의 이면에 표현의 자유가 숨어 있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의 가치는 한국의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욱 더 ‘먹고사니즘’과 밀접한 관계에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오바마와 페일린의 얼굴을 넣은 콘돔에 대해 뉴욕주 법원에서 미국 수정헌법제1조 표현의 자유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한바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2010년 10월 한국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쥐벽서’ 그림을 보며 떠올리는 현대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그래피티(Graffiti) 풍자 그림이 다른 이에게는 체포와 형사 소추의 빌미가 되는 현실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 ‘표현의 자유’의 위축은 결과적으로 ‘먹고사니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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