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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국 2007-07-02 14:05:57 | 조회 : 4438
제      목  <황금지붕>, 오수연 회원 새 책
당신의 눈물은 온 세상의 것입니다
이라크·팔레스타인 구호활동 경험 담아
강대국 폭력과 무력한 자신에 대한 환멸 속
국경·민족 넘은 연대 통한 희망 찾기


<황금 지붕>
오수연 지음/실천문학사·9800원
오수연(43)씨는 아들 부시가 대를 이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파견 작가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가서 평화감시활동을 펼쳤다.

〈빈집〉과 〈부엌〉에 이어 그의 세 번째 소설집이 되는 신간 〈황금 지붕〉에는 2003년 당시의 중동 체험이 짙게 배어 있다.

특히 표제작과 〈문〉 〈길〉 같은 작품은 작가 자신처럼 현지에서 구호 및 평화감시활동을 벌이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독재자를 몰아낸답시고 이라크 양민을 학살하고 국토를 폐허로 만든 미국, 그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 민족을 한껏 핍박하고 유린하는 이스라엘. 이들의 가증스러운 전횡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주인공들을 현장으로 보낸다. 그러나 목표로 했던 구호와 평화감시활동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그들은 그곳에서 또 다른 분노와 무력감, 나아가 공포와 자책에 시달린다.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다룬 〈문〉과 〈황금 지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위압적인 장벽과 살벌한 검문소 앞에서 인생의 태반을 속절없이 흘려 보내야 한다. 그들에게 장벽과 검문소의 문은 열리기를 거부하는 문이고, 길은 어디에도 이르지 않는 길이다. 검문소와 문의 폐쇄성과 배타성은 “문 앞에서 제일 반가운 사람은 점령군이고, 가장 기쁜 일은 그들에게 몸수색을 당하는 것”(11쪽)이라는 역설적인 진술로 나타난다. 외신을 통해 접하는 자살폭탄테러는 그런 숨막히는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비명과도 같다. 다음은 어느 ‘테러범’의 형이 하는 말이다.

“내 동생의 죽음은 스톱 사인이다. 그만 하자고, 제발 그만 하자고. 자기가 내일 학교에 갈 수 있을지 말지,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말지,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고 모조리 점령군 마음인데 어떻게 내 동생이 십 년, 이십 년 뒤 장래를 꿈꿀 수 있었겠나. 그는 열여덟 살이었지만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231쪽)    

» 저자 오수연씨  

이라크를 무대로 한 〈길〉에서 주인공 ‘김’은 어려움에 처한 이라크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환멸과 무력감에 시달린다. 수상쩍은 목적으로 구호활동에 참여한 사람들, 활동가들 사이의 오해와 반목, 혼란을 틈타 한몫 챙기려는 약삭빠른 현지인 등은 그의 환멸을 한층 부추긴다. 그런 그를 거꾸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사려깊은 현지인 ‘알리’라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제 동포를 돕는 일행을 도와주고 싶다”(168쪽)며 자청해서 무보수 통역과 운전수, 안내인 노릇을 도맡았던 알리는 낙담한 채 귀국을 앞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나는 너희가 우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세상 어딘가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훨씬 덜 답답해져.”(16~8쪽) 알리의 말은 〈재칼과 바다의 장〉에서 팔레스타인 문인이 한국 문인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표현을 얻는다. 이 ‘국제주의적’ 소설집의 주제를 함축한 대목이다. “정의는 소속이 없고 한계도 없습니다. 나의 고통과 눈물은 여기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거기 있는 당신의 고통과 눈물도 거기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누구에게나 자기가 있는 자리가 여기이자 저기이며, 세계입니다. 그리고 가깝거나 먼 장래가 아니라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역사의 완성입니다.”(299쪽)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한겨레신문200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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