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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16-09-19 15:03:37 | 조회 : 269
제      목  (계간) 아시아 41호 (2016. 여름) -창간 10주년 특집호
계간 ASIA 2016년 여름호 (통권 제41호)
창간 10주년 기념-21세기 아시아 문학지도

  발행일 2016년 6월 7일
  값 13,000원, 416쪽
  출판사 아시아
  분야 문예 계간지
  ISSN 1975-3500 62


◇책 소개

지난 십 년 동안 ‘아시아 문학의 숲’을 만드는 길을 따라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걸어왔다. 67개국 800여 작가들이 함께했다. 문학의 별빛이 밝혀주는 길이었다. 앞으로도 《아시아》가 복된 사회와 인간의 길을 그려나가는 탐색의 지도이고 다양성을 뽐내는 아시아 문학의 소담한 숲이기를 거듭 다짐해본다.

◇저자 소개

고은, 한샤오궁 외 27명

◇본문 중에서

경찰들은 서문 다리에 이르러 다리 밑을 살펴보았다. 수면 위로 파문이 일다가 잦아들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들은 강가에 배가 몇 척 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달려가 협상한 끝에 선주 노인에게 배를 방금 파문이 일었던 곳으로 몰고 가서 상앗대로 물속을 탐색하게 했다. 하지만 배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건져내지 못했다. 주위의 구경꾼들은 갈수록 많아졌다. 경찰들은 그 가운데 낯익은 얼굴들을 몇몇 발견했다. 수영기술이 비교적 좋은 사람들도 있었다. 경찰은 그들에게 물에 들어가 탐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자리에서 두 여인은 엉엉 울면서 돈 다발을 꺼냈다. 젊은이 몇몇이 옷을 벗고 허리에 안전띠를 매고서 하나하나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밤이 되어 동문 쪽에 휘영청 달이 떠오를 때까지, 그들이 물속에서 건져낸 것은 구두 두 짝과 쇠로 된 기름통 하나, 오토바이 헬멧 하나, 반쯤 부패한 돼지 사체 하나, 그리고 잔뜩 진흙을 뒤집어쓴 어망이 전부였다. 사람은 건져내지 못한 것이다.
한샤오궁_「서강월」_46p

노인은 계속 당부했다. 꼭 방송국을 불러주세요. 반드시 제 모습을 찍어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어야 해요. 다행히, 성 단위 방송국이 실제로 내려왔다. 신문기자도 따라왔다. 뻔뻔한 도적의 잘못을 명백히 밝혀내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깨끗이 씻어내는 일은 얼마나 빛이 나는 일인가. 그들은 도살장 주인을 인터뷰했다. 사 경찰서장을 인터뷰했다. 마지막으로 남 노인은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말하기 전에 당부부터 했다. 제발 저의 말을 단 한마디도 자르지 말아주세요. “까이야, 네 아빠 남 뇨다. 우리 집은 꼬 짜이지. 기억하지? 집으로 돌아와. 네가 무슨 죄가 있다고 혼자서 외롭게 돌아다니니. 네가 제일 중요해. 물소 두 마리가 뭐가 중요하겠어…… 돌아와, 까이야…….”
응웬 옥 뜨_「까이야」_146p

지난 가을에도 그에게는 오늘과 같은 끔찍한 느낌이 찾아왔다. 베크바이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그래서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결심은 확고했다. 그는 삶에 환멸을 느낀 데다가 그를 둘러싼 현실이 혐오스러워 덧없는 이 세상을 영원히 하직하고 싶었다. 만족스럽게 살며 행복한 듯 보이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정신없이 칭송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살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이미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이 고향친구인 젤디바이와 볼리스가 그에게 나타난 날에 그런 사건이 벌어져야 했을까?
뜨늠바이 누르마간베토프_「태양을 미워하다」_244p

처음 묻혔을 때처럼, 내 무덤 위의 흙을 발로 다져 적당히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숫자가 적힌 하얀 명판을 꽂았다. 그 다음날 비가 왔고 이 주 뒤에는 땅이 푸르러 졌다. 야생 잔디가 몇 번이나 마르고 쓰러지고 다시 푸르러지고를 반복했다. 2764일을 그곳에 있었다. 야생 식물들의 뿌리가 무덤 벽에 달라붙었고 아시리아 왕자는 그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칼을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하루는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삽을 가지고 와서 무덤을 열었고 우리를 하얀 가방 같은 것에 집어넣었다. 모든 가방에는 숫자가 붙어 있었다. 가방들을 노란 트럭에 싣고는 밤까지 내달렸다. 우리는 돌아가는 것이다. 아직은 적의 땅에 있었지만 멀리서 구름으로 덮여있는 이란의 하늘이 보였다.
알리레저 마흐무디 이런메흐르_「분홍빛 구름」_354p

◇출판사 서평

창간 10주년을 맞은 아시아 문학 전문 계간지 《아시아》
한영대역 아시아 문학 전문 계간지 《아시아》가 2016년 여름호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아시아》는 창간된 이래 다양한 아시아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하고 문학포럼,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아시아 문학 교류에 힘써왔다. 지난 10년간 67개국의 800여 작가들이 지면을 채웠다.

첫째, 아시아의 언어들이 상대의 언어 안에 피처럼 흐르는 정서와 영혼과 역사를 서로 이해하게 되는 내면적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자. 둘째,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어내자. 셋째, 문학권력의 부질없는 속물적 근성을 배격하고 상업적 욕망을 자제하여 아시아의 문학이 대등하게 섞이는 교류의 중심이 되자. 넷째, 그리하여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문학의 숲을 조성하자.
-아시아 문학의 숲, 삶의 지도를 그리는 문학 (발행인 이대환)

몇 가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아시아》는 ‘아시아 문학의 숲’을 만드는 길을 따라 흔들림 없이,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꿋꿋하게 걸어왔다. 앞으로 다가올 10년도 아시아의 연대와 소통을 위해 고투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기획특집: 21세기 아시아 문학지도
중국,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13개국 작품과 현대문학 해설을 한 데 모았다. 창간 10주년을 맞아 아시아 출판사가 최근 발행한 《아시아》 2016 여름호를 통해서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 문학 교류를 이끌어오며 그 중간결산의 의미로 아시아의 삶과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들로만 특집호를 구성했다.
먼저 아시아 문학이 낯선 독자들을 위해 각국 문학에 정통한 필자들이 해당 국가의 현대문학을 간단히 소개했다. 일본의 평론가 이치카와 마코토는 사회와 매체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1세기 일본 문학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했다.

최근 10년 동안 일본에서 대중이 읽는 대다수의 소설은 드라마 같은 미디어믹스를 지향하는 ‘콘텐츠’였다. 순수한 ‘문학적’ 작품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일본 문학지도 (이치카와 마코토)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의미의 문학은 일본에서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젊은 작가들은 이 험난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치카와 마코토는 소설가 무라타 사야카, 가와카미 미에코, 나카무라 후미노리 등을 예로 들며 일본적 모티브보다 외국어로도 수용하기 쉽고, 문학성과 오락성의 균형을 취하려고 하는 작풍을 지적했다.
터키의 괵셀 튀르쾨쥬 교수(에르지예스 국립대)는 1980년대부터 다양한 갈등이 들끓었던 터키의 정치사가 각 세대와 문학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서술하며 터키 현대문학의 지형을 그려나갔다. 특히 21세기 터키 문학을 주도하는 신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에 거리를 두고 주로 ‘개인의 삶’에 중점을 두고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에 다양한 장르가 출현하게 되었다.

2000년 이후에 나온 작가들의 공통점은 ‘정치적 소설’과 거리를 둔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제 여성 문제라든가, 젊은 세대들의 개인적인 문제라든가, 비교적 개인의 삶에 중점을 두었다. 이 시기부터 터키에서 추리 소설, 공상 과학 소설, 스릴러 소설, 환상적인 소설, 지하 소설 등 여러 장르의 소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전에 비해 더욱 도전적인 신세대 작가들은 새로운 내용, 새로운 장르들을 계속 시도하여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터키 문학지도 (괵셀 튀르쾨쥬)

이번 41호에 수록된 13개 국가의 작품들은 각국이 가진 매력만큼이나 각양각색이었다. 한 가지 여러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었다. 그러나 무거운 내용과 분위기 보다는 독특한 개성으로 소재를 풀어냈다. 카자흐스탄 작가 뜨늠바이 누르마간베토프의 「태양을 미워하다」는 주인공인 베크바이가 자살을 결심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베크바이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그래서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결심은 확고했다. 그는 삶에 환멸을 느낀 데다가 그를 둘러싼 현실이 혐오스러워 덧없는 이 세상을 영원히 하직하고 싶었다. 만족스럽게 살며 행복한 듯 보이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정신없이 칭송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태양을 미워하다 (뜨늠바이 누르마간베토프)

베크바이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 일련의 과정으로 작가는 부채(負債)로 인해 태양을 등지고 어둠을 사랑하게 된 한 인간의 모순된 삶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했으며 카자흐스탄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이란 작가 일리레저 마흐무디 이런메흐르의 「분홍빛 구름」은 이란-이라크전에서 사망한 젊은 소년을 화자로 내세워 전쟁의 비극과 인간의 존엄성을 유머러스하지만 진지하게 설파하고 있다. 시체가 나뒹구는 끔찍한 상황에서도 상황을 담담하게 그리는 문체가 그 비극성을 묘한 느낌으로 전달한다. 인도 작가 판카지 두베이의 「그리고 반쪽의 사랑 이야기」는 힌두 사원 사제의 아들이 무슬림 처녀에게 반한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종교적 갈등과 죽음으로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희망’을 강조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삶과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이 씨처럼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낡고 촌스럽다는 편견과 달리 세련되고 첨단을 걷고 있는 아시아의 문학을 이번 기획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는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 하야 이후 새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21세기 문학의 핵심적인 특징을 간명하게 설명하면서, 특히 최근에는 여성작가의 활동이 활발해졌으며 이슬람을 새롭게 조명하거나 금기시해온 성의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졌음을 알려주었다. 21세기 태국의 특수한 문학적 현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착을 꼽을 수 있으며 이번 호에 수록된 작가 쁘랍다 윤의 작품을 통해 ‘자기 반영적이자 창작되는 과정 그 자체가 주제가 되어버린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방글라데시 작가 샤힌 아크타르는 ‘가부장제와 얽힌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페미니즘적 목소리’를 내는 작가이며, 역시 이번 호에 실린 작품 「화장품 상자」를 통해 그런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중국의 한샤오궁과 베트남의 응웬 옥 뜨 작가도 지면을 채워주었다. 후난 문학을 대표하는 한샤오궁의 「서강월(西江月)」에는 중국 소설다운 힘 있는 서사가 등장한다. ‘세계문학에 가장 근접한 문학세계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곧 국내 단편선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응웬 옥 뜨의 「까이야」에서는 가난 속에서도 인간적 순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베트남인들의 아름답도록 슬픈 서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창간 10주년을 맞으며 아시아 문학의 숲, 삶의 지도를 그리는 문학
이대환

권두언
‘같지만 다른’ 혹은 ‘다르지만 같은’ 아시아 문학지도
이경재


창간 10주년 기념 기획 특집: 21세기 아시아 문학지도


중국

중국 문학지도
김태성

서강월
한샤오공

일본

일본 문학지도
이치카와 마코토

청결한 결혼
무라타 사야카

북한

북한 문학지도
오태호

몽골

몽골 문학지도
두게르잡 비지야

다른 눈물 외 2편
푸릅후 바트호약

태국

태국 문학지도
이지은

떵짜이의 시선을 따라서
쁘랍다 윤

베트남

베트남 문학지도
응웬 티 탄 쑤언

까이야
응웬 옥 뜨

필리핀

필리핀 문학지도
호세 달리사이

은신처
산드라 롤단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문학지도
고영훈

마이너스 헌금
신따 위스단띠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문학지도
사예드 자밀 아메드

화장품 상자
샤힌 아크타르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 문학지도
최석

태양을 미워하다
뜨늠바이 누르마간베토프

인도

인도 문학지도
수크리타 폴 쿠마

그리고 반쪽의 사랑이야기
판카지 두베이

터키

터키 문학지도
괵셀 튀르쾨쥬

프롤로그-로그-에필로그
하칸 귄다이

이란

이란 문학지도
정제희

분홍빛 구름
알리레저 마흐무디 이런메흐르


작가의 눈

고은 깊은 곳
고은, 김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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